1. 줄거리
영화 '서브스턴스'는 한때 유명했던 에어로빅 스타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 분)이 50세 생일에 프로그램에서 해고되면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노화와 인기로부터 멀어지는 현실에 좌절하던 그녀는 우연히 '서브스턴스'라는 신비한 약물을 접하게 됩니다. 이 약물을 사용하면 자신의 젊고 완벽한 복제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에 끌려, 엘리자베스는 이를 시도합니다. 그 결과, 그녀의 몸에서 젊고 매력적인 '수'(마거릿 퀄리 분)가 탄생합니다.
수는 엘리자베스의 젊은 시절을 그대로 재현하며, 곧바로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역할을 바꿔야 하는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즉, 한 사람이 활동하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비활성 상태로 지내야 합니다. 그러나 수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려 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심화됩니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것을 느끼며 불안과 분노에 휩싸이게 됩니다. 결국 이들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며, 예기치 못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2. 촬영배경
영화의 촬영은 프랑스 전역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실내 장면은 파리 근교의 에피네이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으며, 이곳은 장 콕토의 '미녀와 야수'(1946)가 제작된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외부 장면은 니스, 칸, 앙티브, 카로스, 생로랑뒤바르 등 프랑스 남부의 도시에서 촬영되었으며, 이 지역들은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설정된 영화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선택되었습니다.
프랑스가 촬영지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는 실물 특수효과를 중시한 감독 코랄리 파르자(Coralie Fargeat)의 연출 철학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녀는 디지털 효과보다 실제 효과를 선호하여,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는 13만 리터(약 36,000갤런)의 인공 피를 사용하여 관객에게 강렬한 시각적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실물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프랑스의 세금 환급 제도인 TRIP(국제 제작을 위한 40% 세금 환급)을 활용하여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촬영은 총 108일 동안 진행되었으며, 마지막 한 달은 세부 장면과 보충 촬영에 집중되었습니다. 특히, 주연 배우 마거릿 퀄리는 특수 분장으로 인해 피부에 손상을 입었고, 회복하는 데 1년이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영화의 리얼리즘과 몰입감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프랑스의 다양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여 로스앤젤레스를 재현하고, 실물 특수효과를 통해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한 작품입니다.
3. 총평
영화는 외모지상주의와 젊음에 대한 집착을 파격적인 바디 호러 형식으로 풀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데미 무어는 50대 여성의 불안과 욕망을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해냈고, 마가렛 퀄리 역시 클론 역할을 통해 극적인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감독 코랄리 파르쟈는 실물 특수효과와 과감한 연출로 여성의 몸과 사회적 시선을 둘러싼 담론을 강렬하게 시각화했으며, 이는 기존 할리우드 영화와 차별화된 미학을 보여줍니다. 특히, 13만 리터의 인공 피를 활용한 장면은 공포와 비극, 비판을 모두 담아낸 상징적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여성의 주체성과 사회가 강요하는 ‘이상적 아름다움’에 대한 통렬한 비판은 예술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모두 충족시키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단순한 호러를 넘어선, 의미 있는 문제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관객들에게는 과도한 고어 표현이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으므로, 관람 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