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미키17, 알고보면 로맨스 영화? 복제인간의 성장스토리

by jdyddy 2025. 4. 17.

복제인간, 인간성은 어디에?

1. 줄거리

 극한의 얼음 행성 '니플하임'을 식민지화하기 위한 임무에 투입된 주인공 미키는 '소모 가능한 인간(Expendable)'으로, 죽을 때마다 기억을 보존한 채 복제되어 다시 임무에 투입됩니다. 이러한 복제 과정을 통해 미키는 17번째로 재생되며, 이전의 미키가 죽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 미키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미키가 생성되어, 두 명의 미키가 동시에 존재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과 시스템의 오류가 발생하며, 미키는 자신의 존재 의미와 인간성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이야기는 복제 인간의 윤리적 문제와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전개됩니다.

2. 촬영배경

 영화는 영국의 워너브라더스 리브스덴 스튜디오에서 2022년 8월부터 12월까지 촬영되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첨단 기술과 감성적 연출을 결합해 우주 개척이라는 거대한 배경을 사실적이면서도 철학적으로 구현했습니다. IMAX 카메라와 고해상도 디지털 촬영이 병행되었고, LED 볼륨 기술을 도입해 외계 행성의 장면을 현실감 있게 연출했습니다. 차가운 얼음 행성 ‘니플하임’은 블루와 그레이 중심의 색채와 미니멀한 세트 디자인으로 고립된 분위기를 강조했고, 외계 생명체 ‘크리퍼’는 크루아상, 아르마딜로, 강아지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주인공 미키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은 동일 인물이지만 성격과 감정이 다른 여러 클론을 연기하기 위해 캐릭터별로 걸음걸이, 말투, 심리 상태까지 세밀하게 조절했습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미키는 단순한 SF 캐릭터가 아니라, 매 장면마다 자기 존재를 의심하고 또 정의하려는 내면의 싸움 그 자체였다”고 밝혔습니다. 패틴슨은 복제와 죽음을 반복하며 인간성을 찾아가는 인물을 위해 실제로 심리 상담을 받으며 감정 소모를 조절했다고 전해지며, 봉준호 감독 또한 그에게 대사 이상의 ‘침묵의 감정선’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기와 연출의 조화는 미키17을 한층 더 깊이 있고 사실적인 SF 드라마로 완성시켰습니다

3. 총평

 영화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연출력과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단순한 SF 블록버스터를 넘어서는 깊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로버트 패틴슨은 '미키17'이라는 복제된 인간의 존재를 통해 자아와 감정, 죽음에 대한 고민을 섬세하게 연기해냈습니다. 이 작품에서 미키는 처음에는 단순히 ‘죽어도 되는 존재’로 취급되지만, 복제된 또 다른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점차 스스로를 하나의 ‘고유한 존재’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그는 시스템이 정해놓은 기능적 존재를 넘어서, 스스로 선택하고 감정에 책임지는 ‘주체적 인간’으로 성장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 바로 여자친구 ‘나타샤’입니다. 나타샤는 미키를 단순한 복제품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며,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데 정서적 지지자이자 촉매제로 작용했습니다. 그녀와의 관계를 통해 미키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경험을 하고, 이는 그의 감정과 자율성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런 복잡한 감정선을 과장된 연출 없이 담담하게 그려내며, 관객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연 우리 자신을 얼마나 고유하게 여기는가? 미키17은 시각적 완성도와 내면적 깊이를 모두 갖춘 작품으로, 인간성과 정체성에 대한 성찰을 정제된 드라마로 풀어낸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